어느 무명용사의 묘지 ~
자연은 푸르고 풍성해도 우리의 마음은 이맘때가 되면 전쟁의 상흔이 깃든 6월을 기억한다 ,
살기에 바빠 잊고 살았지만 아픈 상처를 건드리는 잔인한 달이기도하다.
6.25 피난살이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 왔을때 그 평화로운 고향집들은 잿더미로 변해 있었고 ,
황금 들판의 나락 논에는 시체 썩는 냄새로 코를 찔렀다.
지금 이 평화로운 고향들판이 격전지였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월의 녹음은 짙어만 간다.
나는 해마다 이맘때만되면 내 고향 뒤편 이름 없는 한 무명용사의 무덤을 떠올린다.
어린 시절부터 그 무덤에 대한 많은 의문과 상상을 했다.
그는 몇 살이며 고향은 어디고, 애인은 있었는지, 처자는 어디에있는지 모두가 궁금했다.
이 강산 방방곡곡에 누어있는 외로운 영혼들을 모아 충혼탑을 세우고 그 제단 앞에 연고자들이 모여
그들의 영혼을 위로해 주지만 그 무명용사의 무덤은 외롭다.
소 먹이는 아이들의 "고향의 봄" 노래 소리에 고향 나들이라도 했으면 좋을 텐데ㅡ,.ㅡ
세월 속에 묻혀버린 이 무덤의 ,여기에는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여느 시골마을이나 다를바없는 이 동네에도 전쟁의 소용돌이는 지나갔다,
때는 6.25가 한창인 어느날 이동내에 살았던 한 젊은용사의 전사편지를 받고
유골도 함께 인수 받아 고향 사람들은 그를 뒷산에 묻어주었다 .
그리고 몇날을 약혼녀는 남몰래 무덤에 눈물을 뿌리며 어디론가 시집을 가고말았다,
그후 휴전이 되고 죽었다던 그 사람이 살아서 돌아온것이였다 .
그의 호적에는 붉은 줄이 가위표로 끄어졌지만 법적철차를 거처 한 인간으로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그는 전쟁에선 승자로 명예의 훈장은 얻었지만 사랑에선 패자로 애인을 잃고 실의에 빠져
알코올 중독자로 또 한번 패자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그는 술만 먹으면 그 무덤 앞에서
" 나는 죽었노라 `" 라고 울부짖곤 했다.
그때 무덤 속에 누어있는 그 병사는 누구란 말인가 !!!
전사편지도 사라지고 아직까지도 이영혼은 고향을 찾지못하고 여기 잠들어 있다
지금 평화로운 이 산하에 묻혀있는 이름모를 영혼들이
내 청춘을 변상하라고 울부짖는 소리가 아련히 들여오는 것 같다.
격전지, 점호, 행방불명, 전사편지, 이것들이 빚어낸 영혼들은
아직도 제 고향을 찾아가지 못하고 낮선 타향에서 지금도 그렇게 묻혔다.
(어느 무명의 수필)
서양에서는 보통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 forgotten war)이라고 말합니다.
2차대전과 베트남전 사이에 끼어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죠
한국전쟁으로 인해 수백만의 한국인이 목숨을 잃었고, 수천명의 연맹국 외국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던 세계적 비극임에도 불구하고요.
그래서, 기억 속에 잊혀진 슬픈 전쟁으로 표현되곤 합니다.
비록 외국에서는 잊혀질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뼈저린 6.25를 잊어서는 안될것입니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 없었던 사람이 400만명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강원도, 충청북도, 제주도 사람을 모두 합치고도 50만 명이 남는수라고 하는군요
실로 엄청난 숫자입니다 , 돌이켜보면 어디6.25 참전 용사뿐이겠습니까?
일제 치하 만주벌판에서, 사할린에서,
그들은 조국과 민족을 위해 아름다운 청춘을 받쳤던 것입니다
* 전쟁의 포성속에 귀를막고있는 두어린 소녀 *
감사합니다
- 자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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