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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구룡령 그 길을 걸으며 ...

자추61 2013. 7. 6. 00:28




구룡령(九龍嶺)옛길(1013 m)은 백두대간에서 가장 산림이 울창한 지역이며 한국의 대표적인 옛길이다.
강원도 양양 서면 갈천리(갈천약수 유명)에서 홍천 명개리(국내유일의 열목어 서식지)를 연결하는
영서와 영동사람들이 산지와 해안 두 지역을 연결해 준 유일한 통로였다.

속초, 양양 사람들은 가파른 한계령이나 미시령보다 주로 구룡령을 통해 홍천, 평창, 서울로 다녔다.
옛길 가는데는 그 원형이 수백년 전의 모습으로 가장 잘 보존 된 길이다.
통일신라의 최치원이 이 길을 넘었고 의상대사도 이 길을 넘나들었다고 한다.
지리에 밝거나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도 구룡령 옛길은 잘 모른다.

모두가 현 56번 국도가 구룡령 옛길인줄 알고 있으나 ,
사실 구룡령 옛길 아흔아홉 굽이가 실제 구룡령 길이다.
구룡령 옛길에는 조상들이 어떻게 길을 다녔는지를 보여주는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다.

요즘 백두대간을 넘어 보면 험한 지형이 실감난다.
그래서 이 급경사의 산지에서 소나 말이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상상하기 힘들다.

조선시대 장원급제 하기위해 한양으로 몰려드는데
사실 급제보다 더 어려운게 과거 시험보러가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강원도에서 한양까지 어림잡아도 왕복 한달은 걸릴것같다



어째튼 구룡령 길이야 말로 봄이면 형형색색 꽃이 피고 여름에는 울창한 숲이 하늘을 덮고
가을이면 수십종류의 단풍이 우리를 반겨주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큰 선물이요 보배다

이웃나라 일본의 이름난 옛길은 연간 300만의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구룡령 옛길을 포함 4개소 옛길을 명승지로 문화재청으로 등록돼있다
이런 강원도의 유일한 도로 문화재로서 구룡령 옛길을
한번쯤 걸으며 옛 조상들의 생활상을 뒤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


@ 힘겹게 구룡령을 넘어가고 있는 한 나그네 ,,,
이 등산객도 이길의 애환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고개만 숙이고 걸을 뿐이다


구룡령 옛길은 말이 길이지 천고지 정도의 등산을 생각하면 좋을듯하다 ...
이런길을 옛 사람들은 홍천 명개리에서 도포자락에 갓을쓰고 짚신 몇 켤레에
개나리 봇짐메고 소떼를몰며 이길을 넘었으니 가히 상상이 안간다



@무척 낭만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저 보따리속에는 삶과 애환이 있다 ..

지금처럼 생수통 하나 제대로 있나, 옷이 고어텍스인가
신발은 또 어떤가? 걷다가 행여 돌뿌리에 차이기라도하면 짚신 사이로 피가흐른다
산돌은 강돌과 달라서 바위에서 떨어져나간 돌이라 마치 칼날 처럼 예리하다

거기에 비가 온다든지 눈이 내리면 대책이 안선다 ,
우비 라고 해바야 짚으로 대충엮은 도롱이가 전부다 ,,
새벽 세시에 아침밥 먹고 출발하니 어느새 배고픔과 졸음도 쏫아진다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개별꽃


@구룡령 가는 길에 금낭화의 자태가 아름답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데
강원도에서는 며늘취라고 한다 며느리 취나물의 줄임말인듯 ..

깊은 산 숲속에 늑대 호랑이는 또 어쩔것인가 ,혼자라면 어떻게라도 해보겠지만
여름내내 정성들여 기른 소는 꼭 데리고 가야한다
하여간 구룡령을 필살기로 반드시 넘어야 한다
시원한 그늘에서 잠시 쉴 시간도 없다

우시장이 파장되기전에 얼른가서 흥정도하고 흥정이 끝나고 소를 팔고
이돈을 허리춤에 동여메고 굽이굽이 아흔 아홉 고개 구룡령을 넘어야 한다
때는 오후4시 싸온 주먹밥은 어느새 싸늘하게 식어서 돌덩어리 ..

강원도의 낮은 그리 길지않다,구룡령을 힘들게 넘었지만 양양까지는 아직도 80여리가 남았다
비포장에 먼지는 날리고 뙤약볕에 땀이흘러 도포자락을 감싼다

장한번 보는게 잔치 치르는거 이상으로 힘들다,
그도 그럴것이 장날마다 가는게아니라 여러가지 볼일을 한번에 다 볼려고 하니
이것저것 챙길것도 많고 살것도 많다, 목돈을 만져볼수있는게 소파는 일밖에 없으니까 ..

어째튼 천신만고 끝에 양양에 도착,
운이 좋아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소를 팔았건만 ..

날씨가 안좋아 비가내려서 여지없이 하루를 양양이나 속초에서 머물러야 한다
혹은 탁배기 한잔에 간만에 친구를 만나 잠시 이야기라도 나눌라치면 어느새 해는 기웃기웃
산 끝에 걸려있고 술은 취하고 돈관리도 잘해야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자고갈수 밖에 없다

그래도 꼭 가야 한다면 산짐승은 둘째치고 구룡령 가는 길목에
도적떼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들도 장날을 알고 잔머리는 잘돌아간다
작정하고 맘먹은 도적 에게는 겁날게 없는 법 ,실패확률도 적다 ..

전라도 장수에서 경상도 함양을 연결하는 고개가 있는데 이름이 육십령 고개다 ..
도적떼가 하도 들끓어서 도적떼 숫자보다 많은 60명 이상이 모여야
재를 넘었다는 육십령 고개 (십이령은 울진, 우이령은 북한산)
그 시대에 살아보진 않았지만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

어째튼 소판 돈은 차곡차곡 모아서 내년 농사철 감자파종과 모심을때 일꾼들 품삯을 주어야 한다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돈이다,그런데 허리춤에는 돈이있지 ..
주막에서는 투전판과 술판이 벌어지고 거기에 주모의 눈빛까지 요상스럽다

다시한번 마음을 고쳐 잡지만 인간이기에 생각과 맘 같이 쉽지가 않다
마음과 손이 따로 논다 , 그리고 여름내내 고생해서 소를 길렀는데
한잔쯤 돈 몇푼쯤 쓰고픈 마음도 생긴다 ..

한잔이 두잔되고 한푼이 두푼되고 판이 길어지면서 결국 소판돈은 어느새 빈 보따리만 남았다
하고 싶어서 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 시대상 생활 여건상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술판이든 도박판이든 함께 할수밖에 없다 ..

보통의 인내와 의지로는 감당하기 힘들다,화끈하게 술판이나 도박판에서 날린 사람은 그렇다 치고
황소 세마리 팔아 친구한테 뒷전에서 도박자금 빌려준 사람은 또 머냐고 ?
그거 받기 좀 힘들텐데 어쩌나 ...


@이때나 저때나 올때만 기다리지만 등잔불만이 방을 비추고있다

그래서 그옛날 아낙네들은 남편이 장에 소 팔러 간다고 하면
90%는 안올 거라고 생각 했다고 한다 한두번이 아닐 테니까
애들 학교 월사금도 내야하고 내년 농사철에 비료도 준비해야 하고 품삭도 주어야 하는데

그돈을 몽땅 날렸으니 아낙네들의 속타는 마음을 그 누가 알아주랴 ~~ 에혀 대략난감이다
옛날분들 병으로 많이 돌아가셨다는데 대개는 속병이 아닌가한다 .
속병도 종류가 있는데 그시절 병명이나 알고나 돌아가신 건지 ㅡ,.ㅡ



@그옛날 우시장 모습 저울도 흔치 않았을 터 무엇을보고 감정을 하는지 .. 그저 신기 할뿐

명승지로 지정된 구룡령 옛길은 그 옛날 강원도 바닷가 사람들이
오징어 같은 해산물을 가지고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고개를 넘어
홍천 쪽으로 가서 돼지나 소 육류를 비롯 옥수수나 감자와 바꾸러 가던 고갯길이었다.

때문에 이 구룡령 옛길을 바꾸미길(바꿈이 길)이라고도 부른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나는 산도 좋아 하지만 길을 특히 더 좋아한다
내꿈이 7번국도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 해운대 까지가 760키로 일천육백리길을

50일만에 완주하는것인데 아무래도 힘들것같고 강원도 관동별곡 8백리길은 꼭 걷고싶다
아니 그 8백리 길 또 반을 잘라서 400리만 딱 걷고싶은데
그게 언제일지는 나도모르겠다, 어쩌면 생각으로 끝날 지도..

그러면 잠시 양양에 대해서 소개하자면 ,양양은 송이와 연어 은어의 고향이고
특히 휴가철에는 즐길곳이 많은 곳이다(강원도가 다 피서지이지만 ..)
물론 하조대 해수욕장과 낙산 ,물치,잔교 해수욕장도 있지만 물고기 밭이라는 어성전..
또 법수치리 남대천 공수전리 같은 계곡이 있다

속초와강릉의 중간지점에 있어서 교통도 편리하다
양양은 지금 오색에서 대청봉까지 연결하는 케이블카 일명"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염원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에서 양양까지 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이고
다시 양양에서 속초까지 동해고속도로가 연장된다 ..
특히 서울에서 춘천을 거처 홍천 양양에이르는 구간에는 10km에 달하는
인제터널도 공사중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터널이될것임

하여간 양양이란 곳은 다 좋은데 딱한가지 안좋은게 있다 ..바람이다
양양바람은 그 세력이 제주도 바람과 맘먹는다 ..
속초나 강릉에서 부는 바닷바람은 바람도 아니다 ...

설악산 대청봉에서 한계령밑으로 양양까지 휘몰아 치는 바람이야말로
63빌딩이 뽑힐 정도다 ,,

그 실례로 내가 근무하는(양양) 회사 식당 주방아주머니 고향이 대전인데
여기 양양으로 시집을 오자마자 시어머니가
"애야 ~ 장독에 돌 올려놓아라 " 라고 말을 했다
갓 시집온 색씨는 장독 뚜겅무게도 대단한데 거기에 큰돌을 올려놓으라고 하기에

좀 의아해서 별 생각없이 돌을 안 올렸는데 몇칠이 지나자
바람이 얼마나 센지 장독 뚜껑이 다 날라갔다고 합니다 ...

그래서 양양애는 장독뚜껑에는 꼭 돌을 올려 놓는 풍습이 있다 아니 생활의 발견이다
지금은 안그러겟지요 ? 집이나 아파트가 잘만들어져서
예전에야 나뭇가지나 싸리같은걸로 담을 만들었으니까 그럴수있겟죠

시어머니는 다 알고 있었던거지요 .. 그정도로 양양 바람이 쎄다,
신기하게도 그바람은 5월말 까지이고 6월부터는 덜하다...

하여간 강원도는 놀고 즐기기에는 좋은데 터잡고 살기에는 좀 그런것 같다 ..
사람은 지지고 볶고 살아도 같이모여서 살아야 사는맛도나고 에~또 패스


구룡령 입구에서 일단 인증샷 찰칵 ~~



구룡령 옛길 가기전 상평초등학교 갈천분교(폐교) 멋스럽다
50년동안 220여명이 졸업했으니 전교생 통털어 일년에 평균 4~5명
교실도 세칸이다 아니 아마도 한칸은 교무실로 쓰고 두칸으로 공부했을터


유명한 갈천약수 목이말라서 샘이솟는다는 그 갈천인가 ?


산길을 오르기전 갈천 약수에서 일단 목을 축이고 피티병에도 담고 ^^


아직도 수백년 묶은 소나무들이 수두룩



오래된 길이나 고개 일수록 사연도 더 많다 (동내마다 서낭당 고개는 다있는듯)
이제 길이나 재를 넘는일은 삶과 고통이아니라 레저활동이다


길가에 나란이 앵초가 보기도 좋다


큰잎 앵초 꽃 ,,, 이외에도 터리풀이라든지 ,
은방울꽃, 박새(새아님),미역줄 나무,물박달나무 등등 ,, 야생화도 즐비하다



때죽나무과의 쪽동백꽃이 떨어져 보기가 봏다 ,,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던가 말던가 ..



옛 조상들은 쉴시간도 없지만 난 쉬는것을 좋아해서 자주쉰다
고속도로를 다닐때도 웬만하면 휴게소 다들른다 ..





삭도란 지금으로 말하면 운반용 케이블선이다
일제시대 때 철광석을 나르던 흔적인듯 ^^



휴 ~~ 이제 정상에 다왔다 내한몸 추스리기도 힘든데
조상님들은 소떼를 몰고 어떻게 넘었다는건지 츠암나 ,,



구룡령계곡에서 세수한번 하면 피로로 씻긴다 ..



정상까지 왔건만 시원하다는 생각보단 웬지 좀 맴이그렇다 ,,,
아직도 명개리 까지는 3km 이상 남았다 이제절반 ..


산아래 구름사이로 동내도 보인다


미시령 옛길 정상 미시령도 이제는 터널이 뚫려서 옛길만 남았다
대관령 옛길은 조만간에 갈예정 ..



젊음이 좋긴좋다 저기가 어디라고 자전거로 올라왔단 말인가
난 차로 와도 차가 버벅대던데 ㅡ,.ㅡ



지금은 폐업상태인 미시령 휴계소 저기서 내려다보면 속초시내와 동해바다가 훤하다
설악산 울산바위까지 .. 지금도 이길은 개방을 하고있어 교통량이 많지는 않지만
드라이브 코스로는 낭만이 있는 곳이다



구룡령에서 양양쪽으로 가다보면 미천골 휴양림이있는데 왜 미천골이냐 ?
미친사람들이 산다고 미천골이아니라 신라시대때
여기 선림원이라는 절이있었는데 절이 얼마나 큰지

스님들이 한끼먹을 쌀을 씻는데 쌀뜨물이 이계곡을 따라
양양 남대천까지 흘렀다고하여 쌀미(米)자를 미천골이라고했다는 ..



미천골휴양림에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나무다리 탱크도 지나갈수있다고하니 견고하긴 견고한가보다

앞으로는 이런 다리를 많이 놓을려고 시범적으로 운영한듯 ..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나무다리가 이미 보편화되였다
미천골 휴양림은 그 길이가 7km가넘는다

강릉과속초 고성 왕곡마을등등
영동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쭈 ~~~~ 욱



강원도의 노래이며 1월1일날 가장 많이 불리워지는 노래다 (해맞이)
한승기 - 동해의 꿈